-"개인 비극 아닌 명백한 제도의 실패"진보당·성남 여성단체, 가해자 실질적 분리 및 성남시 ‘젠더폭력 통합지원센터’ 설치 강력 요구
[기사입력- 김영욱 기자 2026.7.8.12:35]
지난 7월 5일 새벽, 성남시의 한 주택가 골목에서 50대 남성에 의해 스토킹 및 교제 폭력을 당하던 여성이 살해당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생전 경찰에 신고하고 접근금지 조치를 받아 스마트워치까지 지급받는 등 국가가 요구한 모든 보호 절차를 밟았으나 끝내 목숨을 잃었다. 이에 성남 지역 여성단체와 시민사회는 "신고해도 살해당하는 현실 앞에 국가의 책임은 어디에 있느냐"며 강력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분당여성회, 성남여성회, 성남YWCA 등 성남 지역 여성단체와 진보당은 8일 오전 11시, 사건 현장 인근에서 ‘성남 교제 폭력 스토킹 살해 사건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와 지자체의 근본적인 해법 마련을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서향수 성남여성회 대표는 "국가가 요구하는 보호 절차를 모두 따랐고 경찰은 스마트워치 신고 단 3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지만, 피해자가 쓰러진 뒤의 3분은 그 어떤 것도 지켜주지 못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인 간의 비극이 아니라 스토킹을 단순 범죄나 사랑 싸움으로 취급해 온 구조적 성차별이 만든 명백한 여성 살해"라며, 가해자에 대한 위치 추적 전자장치 부착 의무화 등 강력한 격리 조치를 요구했다.
이어 규탄발언에 나선 장명자 성남YWCA 사무총장 역시 제도의 실효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장 총장은 "피해자가 이미 여러 차례 도움을 요청했고 접근 금지와 스마트워치까지 지급받았음에도 살해당했다면, 대체 피해자는 무엇을 더 했어야 했냐"고 반문하며, "접근 금지 명령을 위반하거나 보복 위험이 높은 가해자에 대한 즉각적인 분리 조치와 보호시설·상담·법률 지원 등 지역사회 안전망 확대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도 비판과 대안 마련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장지화 진보당 공동대표는 최근 동탄, 대구, 구미, 인천에 이어 성남에 이르기까지 친밀한 관계에 의한 여성 살해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음을 지적했다. 장 대표는 "피해자의 위험성은 최고 등급(A등급)이었음에도 가해자의 위험성을 판별하지 못해 불구속 수사를 진행했다"고 비판하며 미국, 영국, 호주 등에서 시행 중인 '가해자 위치 추적 감시 제도'와 '의무체포주의' 도입, 그리고 교제 폭력 독립 법제화를 촉구했다.
특히 장 대표는 성남시를 향해 "이번 사건을 결코 쉬쉬하거나 나 몰라라 해서는 안 된다"며, "성남시 자체적으로 '젠더폭력 통합지원센터' 등을 적극적으로 구축해 여성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직접 지켜나 가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단체들은 기자회견문 낭독을 통해 "지난달 첫 교제 폭력 신고 당시 물리적 폭력이 없고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이유로 사건을 현장 종결한 점, 이후 가해자의 지속적인 연락과 경고장 발송에 대한 항의가 있었음에도 실질적인 분리 조치가 작동하지 않은 점" 등을 조목조목 짚으며 이번 사건이 명백한 '제도의 실패'임을 재확인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수진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중원구)실의 임정미 사무국장, 신옥희 진보당 중원구 위원장, 서덕석 성남416연대 상임대표 등이 참석해 연대의 뜻을 밝혔다. 참석자들은 회견을 마친 뒤, 사건이 발생한 골목길로 이동해 피해자를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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