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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사진 -지난 6월 지방선거시기 성남 중원구에서 진보당 손솔 국회의원이 장지화, 신옥희 후보와 함께 청년 타운홀 미팅을 하고 있다. ©성남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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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김영욱기자 2026.08.19.16:20]
수치부터 보자
한 주 사이 10%포인트 넘게 빠진 지지율은 흔치 않다.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리얼미터가 실시한 조사에서 민주당의 20대(18~29세) 지지율은 22.7%로, 직전 주보다 10.7%포인트 급락했다. 전 연령대·전 지역을 통틀어 가장 큰 낙폭이었다. 반면 같은 조사에서 국민의힘의 20대 지지율은 53.8%로 5.2%포인트 올라, 양당 격차가 31.1%포인트까지 벌어졌다. 20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국정 수행 긍정평가는 27.9%에 그쳤다.
주목할 대목은 30대의 움직임이 정반대라는 점이다. 같은 조사에서 30대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11.7%포인트 급락(33.3%)한 반면 민주당은 3.6%포인트 상승(38.4%)했다. 40대·50대는 오히려 민주당 지지가 늘었다. 40대는 55.2%에서 57.6%로, 50대는 50.8%에서 58.3%로 상승했다. 20대와 30대를 하나의 "청년층"으로 묶어 온 기존의 정치 분석틀이 더 이상 맞지 않는다는 뜻이다.
한국갤럽의 정기 조사에서도 20대는 이전부터 취약한 흐름을 보여왔다. 5월 셋째 주 조사에서 민주당 전체 지지율은 45%였지만 20대만 떼어 보면 25%(무당층 50%)에 그쳤고, 6월 넷째 주 조사에서도 전체 41%에 20대는 20%(무당층 36%)로 나타났다. 즉 이번 급락은 갑자기 없던 취약성이 생긴 게 아니라, 원래도 낮았던 20대 지지 기반이 8월 들어 한 번 더 꺾인 모양새다.
원인 하나 — 증시 폭락과 2030 계좌의 대규모 손실
가장 직접적인 도화선으로 꼽히는 건 증시다. 코스피는 상반기 9,000선을 뚫는 유례없는 상승장을 기록하며 국내 주식 계좌 수가 1억 개를 넘어섰다. 지난 5월 상장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상품에는 상장 사흘 만에 약 28조 원이 몰렸다. 그런데 6~7월 코스피가 9,000선에서 6,000선대로 주저앉으면서 레버리지 상품은 평균 60%, 많게는 80%까지 폭락했다. 7월 한 달에만 코스피가 33% 급락했다.
이 과정에서 6~7월 두 달간 약 14억 달러 규모의 개인 투자자 포지션이 강제 청산됐고,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국내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ETF 손실액을 387억 달러(약 56조 원) 규모로 추산했다. 새로 개설된 주식 계좌 10개 중 4개가 2030 세대 명의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손실의 상당 부분이 청년층에 집중됐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달 월급을 레버리지 투자로 날렸다는 20대의 글이 잇따랐고, 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 조사에서는 2030세대의 고위험 ETF 이해도가 다른 연령대보다 낮게 나타났다.
정치적으로 문제가 된 지점은 손실 자체보다 정부·여당의 초기 대응이었다. 급락 국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증시 상황을 두고 "시끄럽다"는 취지로 짧게 언급한 발언과, 정책 책임자 관련 기사에 "비판보다 대안을 찾아야 할 때"라는 표현이 나온 것을 두고,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인상을 줬다는 비판이 젊은 투자자들 사이에 퍼졌다. 금융당국은 뒤늦게 7월 31일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최소예탁금을 3천만 원으로 세 배 올리고 신규 상장을 중단하는 대책을 내놨다.
원인 둘 — 26개월째 하락 중인 청년 고용률
증시보다 구조적인 배경은 고용이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전체 취업자는 전년 대비 6만3천 명 늘었지만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3.9%로 오히려 1.7%포인트 하락했다. 2024년 5월부터 시작된 이 하락세는 26개월째 이어지고 있고, 청년 취업자 수 감소는 44개월째다. 20대 취업자만 따로 보면 19만9천 명이 줄었다. 같은 기간 60세 이상 취업자는 21만1천 명 늘어, 전체 고용 지표의 개선이 사실상 고령층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청년 실업률도 7.0%로 1년 전보다 0.9%포인트 올라,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 호황에도 청년 고용이 살아나지 않는 이유로는 장치산업 특성상 취업유발계수가 낮다는 점이 꼽힌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노동시장 평가 보고서에서 연간 취업자 수 증가 전망치를 21만 명에서 10만3천 명으로 절반 넘게 낮췄고, 연간 고용률이 팬데믹이던 2020년 이후 6년 만에 하락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원인 셋 — 보완수사권·경찰개혁을 둘러싼 논쟁
세 번째 원인은 정치권 내부에서도 해석이 엇갈린다.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 이후 경찰에 대한 통제·견제 장치가 충분하지 않다는 불안감이 20대 여성층을 중심으로 퍼져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 관점에서는 스토킹·성범죄 등 일상적 위협에 노출되는 빈도가 높은 청년 여성일수록 경찰의 수사 역량에 대한 불신이 지지율 이탈로 이어진다고 본다.
반면 이 설명에 선을 긋는 시각도 있다. 강경한 검찰개혁론자로 분류되는 정치인이 최근 지방선거 출구조사에서 20대 여성 75.9%, 20대 남성 43.8%라는 높은 지지를 받았다는 사례를 근거로, 20대 지지율 하락을 보완수사권 이슈 하나로 환원하는 것은 무리라는 반박이다. 이 논쟁 자체가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채로, 청년 여론조사 세부 지표를 둘러싼 해석 경쟁이 진행 중이라고 보는 게 정확하다.
청년 논평 : 진보당 허수경, "2030 여성은 대안재로 투표하고 있다"
지지율 하락의 성별 구도를 놓고는 청년 정치인들 사이에서도 진단이 갈린다. MBC라디오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8월 19일 방송)에 출연한 청년진보당 허수경 집행위원장은, 민주당을 지지하는 2030 여성 다수는 당에 대한 적극적 지지라기보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을 뽑을 수 없어 선택하는 "대안재" 성격이 강하다고 짚었다. 최근 정치권 논의가 2030 남성의 보수화·극우화 원인 분석에 집중된 사이, 정작 2030 여성 이탈 가능성은 충분히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여성 유권자들이 "빛의 광장을 지킨 여성"으로 호명되는 데 그치고, 실제 요구에 부응하는 정책 성과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이들 역시 언제든 이탈할 수 있는 층이라고 봤다.
같은 방송에서 허 위원장은 최근 늘어난 젠더 폭력 관련 사건들을 언급하며, 2030 여성들이 오랫동안 요구해 온 스토킹 처벌 강화 같은 입법 과제가 함께 다뤄져야 호응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사후 대응(피해 발생 이후 대책)이 아니라 사전 예방 성격의 입법이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이다. 같은 자리에 있던 박수빈 변호사(전 서울시의원)는 이 논쟁을 보완수사권 문제와 연결지어, 20대 여성들 사이에 퍼진 경찰 불신이 검경 수사권 분리 이후의 통제 공백에 대한 불안에서 비롯된다고 진단했다. 다만 김승현 편집장은 같은 방송에서 이 인과관계에 반박하며 앞서 언급한 지방선거 출구조사 사례를 근거로 들었다.
"청년층"은 실용적 유권자 군으로 지지정당 스윙보터 층
이번 급락에서 가장 뚜렷한 신호는 수치 그 자체보다 20대와 30대가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사실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2030, 40 세대 포위론"으로 불리던 기존 승리 공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으며, 2030이 이념보다 부동산·세금·자산시장 상황에 따라 지지 정당을 바꾸는 실용적 유권자군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놓는다.
정리하면 이번 20대 지지율 급락은 단일 원인이 아니라 ①증시 급락과 그에 대한 정부·여당의 초기 대응, ②26개월째 이어지는 청년 고용 부진이라는 구조적 요인, ③보완수사권을 둘러싼 아직 결론 나지 않은 정치적 논쟁이 겹친 결과로 보인다. 다만 어느 요인이 가장 결정적이었는지는 후속 여론조사의 세대별·성별 교차 분석을 더 지켜봐야 판단할 수 있다.
자료: 리얼미터(에너지경제신문 의뢰, 8월 10일 발표),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5~7월), 국가데이터처 2026년 6월 고용동향, 한국노동연구원, 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 씨티글로벌마켓증권 추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