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피플 - 김영욱 기자]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 등이 31일 오후 노경필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강요, 강요미수 혐의로 고발했다. 박 대표는 고발장에서 피고발인의 행위가 조희대 대법원장의 지시·승인 또는 묵인 아래 이루어졌는지, 법원행정처 소속 공무원 중 이에 공모·가담한 자가 있는지도 함께 수사해 공모 관계가 확인될 경우 이들에 대해서도 엄정히 처벌해 줄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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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 등이 8월 31일 오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앞에서 노경필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강요, 강요미수 혐의로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성남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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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 배경 - 대법관후보 '재추천' 시도
이번 고발은 지난달 불거진 대법관 후보 재추천 논란에서 비롯됐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등을 위해 추천한 후보 4명 가운데, 노경필 처장이 지난주 초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포함한 후보 전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새로 추천하는 절차를 거치는 것이 어떻겠냐"는 재추천안을 타진한 사실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질의 과정에서 드러났다. 노 처장은 이 방안이 성사되려면 후보 4명 전원의 동의가 필요했다고 설명했으나,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힌 후보가 있어 해당 안은 곧바로 폐기됐고, 노 처장은 반대한 후보에게 사과했다고 밝혔다.
노 처장은 법사위에서 후보들에게 사퇴를 권유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직권남용으로 규정하며 조희대 대법원장의 즉각 사퇴를 요구했고, 법사위는 조 대법원장의 국회 출석 요구 안건을 찬성 10 대 반대 4로 가결시켰다.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대법관 후보 사퇴 종용은 제2의 사법쿠데타"라며 조 대법원장과 노 처장의 즉각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앞서 시민단체도 공수처 고발
이번 사안을 둘러싼 고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은 지난 25일 조희대 대법원장과 노경필 처장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한 바 있다. 사세행은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후보에게 사실상 사퇴를 종용해 공무담임권을 방해했다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을 정당한 사유 없이 7개월 넘게 제청하지 않았다며 직무유기 혐의를 각각 적용했다.
박 대표의 이번 고발은 노경필 처장 개인을 대상으로 강요와 강요미수 혐의를 추가로 적용했다는 점에서 앞선 고발과 차이가 있다. 후보들에게 재추천 절차 동의를 구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행위가 단순한 직권남용을 넘어 형법상 강요 내지 강요미수에 해당한다고 본 것으로, 박 대표는 이 과정이 조 대법원장의 지시나 승인, 묵인 아래 이뤄졌는지와 법원행정처 내 공모자 존재 여부까지 함께 수사해 달라고 요구했다.
오늘도 이어진 제청권 공방
공교롭게도 고발이 이뤄진 31일, 노경필 처장은 청와대(대통령)의 대법관 제청 반려와 관련해 "각자의 권한이 존중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18일 이재명 대통령과의 대면 협의 없이 서면으로 대법관 후보 2명을 임명 제청하면서 "청와대 패싱" 논란이 일었고, 이후 대법관 제청권과 임명권을 둘러싼 대법원과 대통령실 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법원행정처와 노경필 처장 측의 이번 고발에 대한 공식 입장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수사 결과에 따라 대법관 제청을 둘러싼 사법부와 정치권의 갈등이 한층 커질 가능성도 있어, 향후 공수처 등 수사기관의 대응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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